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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정보

초등 5학년, 사춘기 딸과 대화하는 법 — 엄마의 진짜 이야기

by 인사이트 노트 2025. 7. 24.

 

초등 5학년, 사춘기 딸과 대화하는 법 — 엄마의 진짜 이야기

 

우리 집 첫째 딸 효윤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다. 이제 만으로는 10살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말수가 줄고, 방문을 꼭 닫고, “몰라”, “그냥”, “됐어” 같은 말들을 자주 한다.

“아, 이게 바로 사춘기인가?” 싶은 순간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저는 점점 조심스러워졌어요.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할까 걱정되고, 또 너무 다가가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망설이게 되는 요즘이다.

 

사춘기 초입, 공부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소통법

그렇다고 무조건 걱정하거나 통제하려고 들면 딸은 더 멀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내 딴에는 작은 시도들을 해보기 시작했다.

대화는 ‘잔소리’보다 ‘같이 웃는 이야기’부터

처음엔 뭔가 진지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공부는 잘 되고 있니?” “친구 관계는 어때?” 같은 질문들요. 그런데 그럴수록 딸은 더 벽을 쌓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방향을 바꿨어요.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밈, 웃긴 틱톡 영상, 유튜브 쇼츠 같은 가벼운 이야기부터 꺼냈죠.

“요즘 그 ‘맘마먹었어?’ 그거 유행이래~ 너도 알아?”

이렇게 시작하면 아이가 갑자기 눈이 반짝거려요. “엄마 그거 너무 옛날 건데? 지금은 ‘엄마 물 좀 줘~ 개 웃겨 ㅋㅋ’ 이런 게 대세야~” 하면서 막 웃기 시작해요. 그 웃음 속에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는 거죠.

고민을 꺼내기 전에, 엄마도 먼저 나누기

효윤이랑 단둘이 있는 저녁시간. 제가 먼저 말해요.

“엄마도 어릴 땐 친구들이랑 사이가 안 좋을 때가 있었어. 괜히 혼자 마음 상해서 울기도 하고…”

그러면 딸이 슬며시 말문을 열어요. “나도 요즘 좀 속상한 일 있었어…”라며 천천히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아이는 ‘가르치려는 어른’보다 ‘공감해 주는 사람’에게 먼저 마음을 열어요.

대화를 끊지 않고 이어주는 방법

딸이 어떤 이야기를 꺼냈을 때, 바로 조언부터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예전엔 “그럴 땐 이렇게 해”라며 바로 해결책을 말하곤 했는데, 지금은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너 기분은 어땠어?”라고 물어봐요. 그러면 대화가 끊기지 않고 이어져요. 아이의 감정을 먼저 알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사춘기에도 아이는 여전히 ‘사랑받고 싶은 아이’

효윤이는 가끔 짜증도 부리고, 방에만 있고, 엄마랑 말도 잘 안 하려고 해요. 그런데 저는 그럴 때일수록 일부러 꼭 안아줘요. “엄마는 너를 항상 사랑해”라고 말해요. 하루에 한 번은 무조건요. 사춘기라고 해도, 아이는 여전히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해요.

엄마와 딸, 대화는 결국 ‘함께 자라는 시간’

사춘기 딸과의 대화는 때로 쉽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가가면 언젠가는 마음을 열어요. 요즘은 하루에 단 5분이라도 웃으며 수다 떨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딸과의 대화는 가르침이 아니라 ‘같이 자라는 시간’이에요. 딸도 자라고, 나도 엄마로서 자라고 있는 중이니까요.

 


(초5 딸과 잘 지내고 싶은 엄마의 대화 연습 일지)

📌 1. “그냥” 뒤에 숨은 이야기 끄집어내기

효윤이가 “그냥”이라고 할 때, 나도 더는 캐묻지 않기로 했다. 대신

“아~ 그냥 그랬구나. 오늘 날씨도 후텁지근하던데, 학교에서도 좀 피곤했겠다.”
하고 내 감정을 살짝 섞어서 말해보니, 어느 날은
“오늘 도윤이가 수학문제 풀다가 울었어.”
하고 이야기가 툭 튀어나오기도 했다. 아이가 말하도록 기다려주는 게 포인트였다.


📌 2. 공부 이야기는 가르치려 하지 않고 “물어보듯”

솔직히 요즘 아이들 공부, 나도 잘 모르겠다. 문제 유형도 다르고, 개념 설명 방식도 많이 다르다.
그래서 일부러 “엄마도 궁금해서 그런데…”로 시작한다.

“요즘 수학에서 분수 나누기 배우지? 엄마 어릴 땐 되게 어렵게 느껴졌거든. 너는 어때?”
이렇게 물어보면,
“처음엔 어려웠는데 선생님이 피자 나누기로 설명해 줘서 좀 쉬웠어.”
하면서 오히려 아이가 나에게 설명해주기도 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가르치듯 말하는 게 뿌듯한지 얼굴에 생기가 돈다.
또 어떤 날은
“학교에서 제일 재밌는 과목은 뭐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중에 하나만 골라봐!”
이런 가벼운 질문으로 공부 이야기를 열어보면 의외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 3. 감정 먼저, 공부는 그다음

학원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부모 입장에선 “공부했어?”, “복습했어?” 이런 말이 먼저 나오지만, 나는 그전에

“오늘 시험 준비하느라 좀 피곤했겠다. 고생했어.”
부터 시작하려고 마음을 다잡는다. 이 말 한마디에 아이의 표정이 조금 풀리는 걸 보면,
‘엄마가 공부 그 자체보다 내 기분과 노력을 먼저 봐주는구나’ 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다.


📌 4. 함께 있는 시간이 말보다 큰 대화

가끔은 그냥 같이 소파에 앉아 넷플릭스 애니 하나 틀어두고 뒹굴거리기.
수학 문제 하나를 같이 풀면서 머리 맞대기.
엄마가 먼저 “헉, 엄마는 이 문제 모르겠어!” 하고 웃으면 아이가 당당하게 설명해 준다.
이런 순간이 우리가 쌓아가는 대화의 시간이다. 꼭 말로만 대화하지 않아도 된다.


결론: 사춘기 딸과 공부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면

  1. 공부 얘기를 물어보듯 시작하고
  2. 아이의 설명을 기쁘게 들어주고
  3. 아이의 감정에 먼저 공감하고
  4. 같이 있는 시간을 가볍게 즐기자

아이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럴수록 말은 줄이고 표정, 태도, 질문의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걸 요즘 매일 배우고 있다.
사춘기를 시작하는 딸과 어떻게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고민 중인 분들께 이 글이 작은 위로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